• 부자의 비밀
  • 2016.04.01
부채에 대한 접근법
  • 천영록 CEO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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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남에게 빚을 짐. 또는 그 빚.

네이버 국어사전

 

‘빚을 지고 살지 말라’는 얘기를 크면서 많이 들었습니다.

 

빚 없이 큰 부자가 된 사람이 없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빚 때문에 고통을 훨씬 많이 받습니다. 자산과 부채에 관한 명료한 입장이 없으면, 유리한 자산과 빚을 포기하게 되고, 불리한 자산과 빚을 떠안게 됩니다. 그러면 이번 장에서는 빚의 의미와 그 위험성, 그리고 장점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빚은 나에게 있지 않은 자산을 타인에게 의존하여 차용해 사용하고, 그에 대한 모종의 대가를 지불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원금을 다시 갚는 일체의 행위겠지요. 빚은 그 관념이 어렵고, 빚이 오고 가는 당사자간에 구체적인 합의가 쉽지 않아서 아주 위험한 양날의 검이 되기 쉽습니다. 빚이 우리의 정신을 어지럽히고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해볼까요.

 

빚은 ‘나에게 있지 않은 자산을 타인에게 차용하는 어려움’, 즉 그에 따르는 고생, 시간과 감정의 낭비가 동반됩니다.

 

빚은 ‘모종의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때로는 이 대가의 경제적 비용에 대한 계산이 일반인으로서는 매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빚이 오고가는 대상 간의 관점의 차이도 문제입니다. 어느 시점에 원금을 다시 갚아야 한다는 관념이 본인의 심리에도, 타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빚은 자신의 자산의 증식에 대한 인식을 흐트러뜨릴 때가 많습니다. 빚은 신용에 의존하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로도 신용이 흔들릴 경우에 빚의 대가와 조건이 불리하게 바뀔 수가 있습니다. 신용이란 관념 역시 일반적으로 유연하게 해석되곤 하기에 명료한 기준을 잡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신용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인해 빚이 인생을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타인에게 빚을 얻기가 얼마나 힘든가는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대체로 돈이 필요할 때는 빌리기가 힘들고, 필요하지 않을 때 빌리기가 쉽습니다. 아이러니가 있지만, 그것이 돈의 습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필요한 돈을 빌리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소득과 소비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여 매월 빚을 내러 다니곤 합니다. 소비에 의한 신용카드 빚일 수도 있지만, 사업을 하시는 분들 역시도 매월 직원 월급을 못 줘서 1~2주 돈을 빌리기 위해 차나 집을 맡기고 갚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빚에는 이렇게 며칠이나 몇주만 앞서서 갚으면 계속 연장하지 않아도 되는 빚도 있습니다. 신용카드 빚이나 앞서 말한 사업체의 운영자금이 그러한 성격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런 빚이 커져서 영영 갚기 힘든 빚이 되기도 합니다. 심각한 문제는 시간과 노력입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사업에 집중을 못하고 일주일 내내 빚만 내러 다니다가 겨우 1~2주를 연장시켜서 현금흐름을 연결시키고 나서는 다음 달에도 다시 빚을 연장하는데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면, 카드 돌려막기보다도 실제로 희생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습니다. 자신의 일에 집중을 못하는 것이지요.

 

이런 행동의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나,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하지 않는 사람도 여전히 많습니다. 소위, 한두달 어치의 유휴자금이나 운영자금을 확보해두기만 해도 이렇게까지 큰 비용을 치루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수단과 방법을 떠나서 계속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면 전체 그림을 다시 생각해봐야겠죠.

  

 

빚은 빚 자체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이지만, 빚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많은 무형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누구나 심리적인 빚을 지고 불편해진 경험이 있듯이, 사람과 사람의 오해의 여지가 많이 남는 물질적 빚 역시도 자칫 무관심해졌다가는 큰 손실을 입습니다. 빌려가는 사람은 당당하려고 노력하고, 빌려주는 사람은 초조해져서, 서로간에 감정의 골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반대로 빌려준 사람이 강한 자세로 나올 때는 빚진 사람이 훨씬 초라해집니다. 양측의 자세를 정확히 조율하고 향후에도 그 자세를 유지하기란 일반인들에겐 쉽지가 않습니다.

 

심리적인 요인 중에는, 빚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매월 통장 잔고를 확인하지 않게 되지만 가계부를 쓰는 사람은 한달에도 몇번씩 잔고를 생각하게 됩니다.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세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사람은 고통스러운 것을 피하고 싶어합니다. 마이너스가 난 주식을 잘 안보게 되는 것도 같은 심리입니다. 그렇게 무관심을 유발하는 수많은 무의식적 작용이 재무적으로는 안 좋은 심리입니다. 나의 정신적 고통을 유발하는 빚일수록 빨리 갚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포기하게 만들고, 때론 더욱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도록 유도하고 더욱 무분별한 소비를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빚은 매우 영혼을 파괴하는, 짐이 될 수 있습니다.

 

빚은 그래서 여러 모로 계산하기가 힘듭니다. 금리도 매순간 바뀌지만, 나의 신용상태도 바뀌고 있고, 특히나 지인에게 얻은 빚이라면 더욱 여러가지의 심리가 방정식에 섞여 들어가 자신의 정확한 이자비용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아집니다.

 

그렇다면 빚이 우리에게 유리한 경우는 뭘까요?

 

아주 뛰어난 엣지를 발견했을 때 그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남의 돈을 빌려도 좋을 때가 있습니다. 또한 부채에 대한 판단이 명료하다면, 나의 자산이 부채를 월등히 능가한다면, 그저 수단으로서 부채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회사인 애플도 사채를 아주 많이 발행합니다. 어떨 때는, 쓸 일이 없는 사채를 발행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투자나, 앞으로 올 어려운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쌓아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금과, 자산과, 부채의 가치에 대한 명료한 평가가 있다면 부채를 적절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변동성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부채를 많이 쓴다면 무엇보다 자산의 변동성이 늘어나게 됩니다. 변동성이 늘어난다면 다른 것보다 ‘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좋은 비지니스로 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같은 비즈니스라도 때론 지나친 레버리지로 인해 불경기나 한 두번의 변수를 못 넘기고 안타깝게 망할 수 있는 가망성이 생기는 것이지요. 대신에 성공의 폭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채란 오로지 성공의 폭을 키우기 위해서만 써야 합니다. 나 자신을 위해, 사치나 즐거움을 위해 쓰고 있다면 오직 망할 가능성만 높아진 셈이니까 안타깝게도 필패의 지름길입니다. 설령 빚 원금과 이자의 재무적 심리적 무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할지라도 높아진 변동성에 걸려 무릎 꿇을 가능성이 더욱 큽니다.

 

요새는 저금리 구간인데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서 많은 자금을 부동산 매매시에 빌려줍니다. 부동산에 들어가는 부채는 과연 좋은 부채일까요 나쁜 부채일까요? 사치와 즐거움을 위해 부채가 쓰이고 있다면 분명히 나쁜 부채일 것이고, 아주 뛰어난 엣지를 부풀려서 성공의 폭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라면 나쁘지 않은 부채일 것이라고 위에서 정리했습니다. 아주 뛰어난 엣지라는 것은 반대로, 친구가 동일한 사업계획으로 돈을 빌리러 왔을 때 대뜸 빌려주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조건이어야 하겠죠. 친구가 해당 주택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러 온다면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자는 사업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현금조달이라고도 했습니다. 빚을 내올 수 있는 능력인 셈이죠. 그렇습니다. 빚도 때로는 능력입니다. 다만 생산적인데 들어갈 때에만 투자 성향의 부채라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빚에 심리적 요인이 없다라고 한다면 접근 방법은 간단합니다.

 

나의 생산성보다 높은 고금리의 빚은 단 하루라도 빨리 갚고, 나의 생산성보다 낮은 저금리의 빚은 천천히 잘 사용하는게 맞겠습니다.

 

천영록 CEO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와 키움증권, KTB 투자증권 등 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투자의 묘미를 느꼈습니다. 투자기법들이 사회에 혜택을 줄 수는 없을지 고민하다 기술 발전과 스타트업 정신에 뜻을 품고 두물머리를 창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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