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의 비밀
  • 2016.01.29
투자를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내 심리 사용법
  • 천영록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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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 나은 투자를 위한 인공지능 재무보좌관 (주)두물머리의 천영록 대표입니다. 저번에는 투자를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 저축 습관의 중요성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축해서 모이는 돈보다, 저축이라는 관성을, 습관을, 관점을 키우는 것이 저축하는 더 중요한 이유라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많은 투자의 고수들에게 보고 배운 것을 정리하며 늘 실행하려고 하는 것들을 정리해드리는 전달자 입장입니다. 어쩌면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많은 부자들이 반복해서 하는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나의 심리 사용법에 관한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이세돌이나 조훈현 같은 바둑의 고수들은 바둑이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저 역시 수천 건의 투자를 진행한 트레이더 출신인데요, 모든 승부는 종국에 가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표현은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극기훈련이나, 사우나 오래 버티기처럼 자신을 학대하고도 버틸 수 있는 지구력 같이 들리지 않나요? 저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란,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욕망이나 두려움 등 잡념을 컨트롤 한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이세돌이 알파고와의 3국 패배 후, 인류의 패배가 아니라 이세돌 개인의 패배라고 얘기하고, 또 5국에서는 스스로의 잘못을 자책합니다. 스스로의 실력보다 여러 잡념에 휘둘려 패착을 뒀다는 이야기이죠. 스스로 버티지 못한 집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부분이 승부에 결정적이었다는 의미라고 많은 선수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감정이라도 반드시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으니깐요.

 

조금 더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이클 조던이 은퇴 후에 어느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더는 육체의 게임이 아니라 심리의 게임이 된다. 다른 선수들은 끝끝내 이 점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피닉스 썬즈와의 결승전 당시 일화입니다. 마이클 조던이 자신의 팀과 결승전을 치르러 온 상대 팀 선수들을 자신이 소유한 스테이크 레스토랑에 초대해서 친절하게 대접을 해주고, 항상 웃으며 대해주다가, 경기 당일에는 작은 반칙에도 화를 터뜨리며 적대적으로 굴었습니다. 상대방 선수들은 인류 최고의 농구선수인 데다가 슈퍼스타로서 매력적이기까지 한 마이클 조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컸죠. 농구의 영웅이 자기에게 화를 낸다면 당황하게 되고, 그로 인해 경기 내내 잡념에 시달려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어차피 결승전에서 붙을 정도면, 실력 요인은 거의 비슷한 셈이잖아요. 마이클 조던은 정정당당한 영웅의 풍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 스스로는 이렇게 심리 게임까지도 전부 평정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투쟁심이 높았습니다. 자신을 다스린다는 것은, 이러한 잡념에서 얼마나 더 자유로울 수 있느냐 하는 요령과 훈련들의 문제입니다.

 

투자라는 행위는 인간의 본성과 매우 반대되는 프레이밍, 혹은 패러다임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심리가 매우 어설픈 방식으로 투자판단에 개입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볼게요.

 

현재까지 손익이 0인 상황에서 갑자기 100만 원이 손실이 난 A라는 사람, 현재 1,000만 원이 손실이 난 상태인데, 100만 원이 더 손실이 난 B라는 사람, 그리고 현재 1,000만 원을 벌고 있었는데 100만 원이 손실이 난 C라는 사람이 있다고 해볼게요. A의 경우는 계좌가 -100만 원, B의 경우는 계좌가 -1,100만 원, C의 경우는 계좌가 +900만 원이겠죠? 하지만 현실은 모두 어제보다 오늘 100만 원 손실이 났을 뿐입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볼게요. 카지노에 가서 홀린 듯이 도박을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지고 온 돈을 1,000만 원 잃었습니다. 이럴 때는 -1,000만 원이나 -1,100만 원이나 아무런 차이를 못 느끼기 시작하겠죠? 그래서 평소라면 애지중지할 100만 원을 추가로 베팅하기 시작합니다. 정신을 못 차리는 거죠. 왜 이런 걸까요? 마찬가지로, 카지노에 갔더니 1,000만 원을 벌었다고 해볼게요. 이럴 때는 추가로 100만 원을 벌 거나 100만 원을 손해 보는 게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 돈을 계좌에 입금하고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와서 일주일쯤 지나 정신을 가다듬고 나면, 100만 원은 다시 매우 소중해집니다.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는 돈이 아니죠.

 

10만 원짜리 과일 한 상자를 5만 원에 판다는 얘기를 들으면 사람들은 20분간 운전해서 해당 마트를 찾아갈 의향이 있지만, 300만 원짜리 침대를 295만 원에 판다고 하면 20분간 운전해서 가기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적은 돈 같다는 거죠. 왜 이럴까요? 분명히 합리적으로 봤을 땐 똑같이 5만 원을 아낄 기회임에도 나의 심리가 나를 속입니다. 침대를 사는 데서 생기는 엄청난 변수들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저 간단한 착시 현상 때문에 내 머리가 어지러운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사람의 뇌 구조가 이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가장 절친한 친구마저도 안 보고 지내면 쉽게 잊고 맙니다. 멀리 있으면 거리보다 더 거리감이 느껴지고, 가까이 있으면 필요 이상으로 가깝게 인지합니다. 내 계좌가 0원일 때 들어오는 10만 원, 100만 원은 아주 생생하게 느껴지는가 하면, 내 계좌가 5천만 원일 때 들어오는 10만 원, 100만 원은 막연히 느껴지는 것이죠. 우리 뇌가 이렇게 구조되어 있는 이유는 우리가 바보여서가 아니라, 가까운 것에서 적극적으로 배우고 흡수하기 위해서입니다.

 

프로들은 반드시 이러한 우리 뇌의 착각, 혹은 심리의 문제를 내 편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트레이더들이나 전문 갬블러들이 반드시 지키는 룰이 하나 있습니다. 장 초반이나 게임 초반에 느끼는 손익에 대한 감정과 후반에 손실이나 수익이 늘어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에, 수익이나 손실이 일정 수준 이상 생기면 그날의 매매나 게임을 접습니다. 어떤 프로 갬블러는 하루에 1,000불의 손실 한도를 정해놓고 그 돈을 다 잃으면 무조건 자리를 뜬다고 합니다. 1,000불을 잃고 나면 추가 손실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이죠. 프로 트레이더도 마찬가집니다. 하루에 충분히 많이 잃었거나 충분히 많이 번 날은 매매를 멈추고 자리를 비우고 다음 날 다시 냉정하게 시작합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전략 규모에 대한 감각을 초기화하는 것이죠.

 

천영록 CEO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와 키움증권, KTB 투자증권 등 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투자의 묘미를 느꼈습니다. 투자기법들이 사회에 혜택을 줄 수는 없을지 고민하다 기술 발전과 스타트업 정신에 뜻을 품고 두물머리를 창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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