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 투자 리포트
  • 2016.06.07
[기초자산 분석 시리즈] PBR 기초 개념 정리
  • 천영록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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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Price / Book Ratio는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현재 증권의 시장가치와 비교하는 방법입니다.

 

순자산가치란 말 그대로 유형자산들을 분리해서 가격을 매겼을 때의 가격으로, 주로 회계장부에 적힌 가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든다면, 농지 A와 창고 B가 함께 팔리는 매물이 있다고 해볼게요. 각 매물의 장부상 가격을 합리적으로 유추해본다면, 함께 팔리는 패키지의 가격이 비싼지 싼지를 대번에 가늠할 수 있겠죠. 함께 팔리기 때문에 더 비싸게 팔릴 수도 있고, 더 싸게 팔릴 수도 있습니다만, 최소한의 잣대로서 장부가격을 비교해보는 것이 바로 PBR입니다.

 

PBR은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소위 '가치투자'라는 투자론을 정립할 때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관념입니다. 워런 버핏 역시 이 자산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산가치보다 싸게 팔리는 회사라는 것은 결국, 회사를 인수해서 전부 분해하여 판매하더라도 현금이 남는다는 개념이니까 아주 안전한 투자라고 판단을 하는 것이죠. 회사가 전체 자산가치보다 싸게 팔릴 일이 많지 않던 1950년대에 벤저민 그레이엄은 PBR 이 1.0 보다 낮은, 즉 자산가치보다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최대한 매수를 했습니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유형자산 외에도 여러 인적자원 등의 무형자산이 시너지를 일으켜 수익을 가져다줄 텐데, 만약 유형자산만의 가치보다도 저렴하게 매수를 했다면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정상적인 회사들은 총자산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앞서 예를 든 농지 A와 창고 B 패키지를 예로 들면, 똑같은 매물이어도 매년 농사를 지어 곡물이 창고에 쌓인다고 해볼게요. 여기서 인건비와 유지비 등으로 일부를 지불하고 나면, 나머지 이익이 매년 창고에 쌓이는 것을 이익잉여금이라고 합니다. 이를 창고에 쌓지 않고 주인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습니다. 기업에선 이를 이익배당금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기업은 지속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이렇게 창고에 이익잉여금을 쌓아서 이것을 토대로 다시 농지를 더 매수하고, 그 농지로 더 많은 이익잉여금을 쌓는 방식으로 성장해나갑니다. 이렇게 자산가치 자체가 매년 5%씩 성장한다면, 가격도 매해 5%씩 성장해가는 게 정상이겠죠.

 

한편 총자산이 점진적으로 적어지는 압력도 존재합니다. 바로 감가상각입니다. 창고 B를 1억 주고 지었는데, 10년 후면 녹슬어서 무너지는 자재로 지었다고 한다면, 매해 1000만 원씩 가치하락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마냥 총자산이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감가상각이 회계장부 안에서 이뤄집니다. 기업이 감가상각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수익률이 낮다면 PBR 만 믿어서는 안되는 셈입니다.

 

장기적으로 PBR이 1.0으로 (혹은 어떤 숫자든 상관 없습니다만) 회귀하는 성질이 있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투자에서 상당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PBR이 평균의 절반인 0.5 (시장가격이 자산가치의 50%) 일 때 매수한 증권이 만약 자산가치가 2배로 늘어나면서 동시에 PBR 도 1.0으로 회귀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매차익은 무려 4배가 됩니다. 1억짜리 땅을 급매로 반값에 매수했는데, 주변 땅값이 두배로 오른다면 그 땅은 네배가 되는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자산가치가 5년 동안 변화가 없는 매우 열악한 기업이었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렇다 해도 PBR이 1.0으로 회귀한다면 매매차익은 무려 2배가 발생하게 됩니다. 증권의 세계에서 급매로 반값에 인수한다는 것을 한마디로 'PBR 0.5 에 샀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워런버핏은 매년 주주들에게 쓰는 주주서신에서 회사의 시장 가격보다는 항상 장부가격을 기준으로 한 일관적이고 가파른 성장을 강조했습니다. 시장의 가격은 언젠가는 따라올 것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PBR에는 회계적인 복잡성이 숨어있습니다. 워런버핏은 현재 자신의 회사의 장부가격이 너무나 저평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1만원을 투자해서 1만원이 손실이 나면 장부에 손실을 처리해놨지만, 1만원을 투자해서 100만원이 된 자산들은 장부에 영원히 별다른 처리를 해두지 않은 것이 장부가격과 실제 가치의 괴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30년전에 산 부동산을 당시 가격으로 표시해놔서 장부에 표시된 가격보다 실질 가치가 어마어마했던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반대로 회계상 손실을 처리하지 않고 속이려드는 회사들도 많습니다. 단순히 장부만을 믿기에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 국가의 주가지수를 판단할 때 PBR은 다른 어떤 잣대보다 장기적이고 일관적인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지수에 포함된 모든 회사들의 장부가치를 합치고 그들의 가격을 합쳐 통합 계산 한다면, 그 지수가 전반적으로 비싼 편인지 싼 편인지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모든 회사의 유형자산이 갑자기 급격히 감가상각 되어야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경기와 상관없이 장기적인 국가 총자산은 거의 꾸준히 성장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월급이 한달 안나온다고 해서 가계자산이 파탄나는 것은 아닌 것과 비슷합니다. 일시적인 급매 반값 매물들이 나올 때, 자산가치를 냉정하게 계산해보면 합리적인 가격선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유가증권시장이 일정한 PBR을 중심으로 급매와 과열 구간을 오고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가지수의 수준이 이전 하락장때보다 높지만, 그간 장부가치의 상승으로 인해 실제 PBR 수준은 당시보다 더 낮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PBR을 단순하고 고루한 지표로 생각지 마시고 그 함의를 곱씹어 본다면 모든 거래에서 협상의 우위에 설 수가 있을 것입니다. 

 

천영록 CEO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와 키움증권, KTB 투자증권 등 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투자의 묘미를 느꼈습니다. 투자기법들이 사회에 혜택을 줄 수는 없을지 고민하다 기술 발전과 스타트업 정신에 뜻을 품고 두물머리를 창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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