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의 비밀
  • 2016.12.21
자산배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 김현준 Columnist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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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LS리서치입니다.

 

늘어나는 자산배분 수요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산배분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금리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중수익 기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ETF, ELS 등의 성장으로 투자 환경도 개선된 영향이 큽니다. 제도적으로는 올해 3월 시행된 ISA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고, 자문사, 운용사,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등의 자산배분 관련 상품 출시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올바른 방향으로 자산배분을 제시하는 곳은 드문 것 같습니다.

 

백화점식 자산배분이 문제

가장 큰 문제는 백화점식 자산배분 포트폴리오가 많아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제시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보면 "당신은 안정지향형 투자자이니, 대략 국내 채권형펀드에 50%, 국내 혼합형펀드에 30%, 국내 주식형펀드에 20% 분산투자하세요." 정도의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해당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기 위해 사용한 모델과 가정 또는 향후 전망들은 찾아보려 해도 영업비밀이라거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하다는 이유로 찾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인데도 불구하고, 혼합형펀드(주식+채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자산배분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금융위의 규제 등으로) 안정형 투자자의 주식형펀드 투자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혼합형펀드로의 자산배분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형 투자자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굳이 혼합형펀드가 포함되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국내 채권과 주식 비중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 일임했는데, 이것을 쓸데없이 다시 혼합형펀드에 일임한 셈입니다.

 

국내 채권은 무조건 좋은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채권 투자에 대한 맹신도 엿보입니다. 즉, 한국 채권 비중을 필요 이상으로 높게 배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 15년 간의 퍼포먼스를 보면, 국내 채권은 최고의 투자처 중 하나인 것은 맞습니다. 샤프비율 등 대부분의 자산 평가지표에서 상위권인 자산입니다. 그러나 이 현상은 전세계적인 현상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최근 15년 간은 전세계 채권의 강세장이었습니다. 전세계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채권금리가 하락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21세기 들어 잠재성장률과 이자율의 동반 하락 나타나

(출처: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채권시장으로의 쏠림도 한 원인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유행한 펀드 중 하나가 위험균형펀드(Risk parity fund)입니다. 이 펀드는 채권의 (측정된) 위험이 1이고, 주식의 (측정된) 위험이 9라면, 채권과 주식을 9:1의 비율로 가져가는 펀드입니다. 이런 정도(채권 90%, 주식 10%)의 자산 배분이라면 기대수익률이 매우 낮아지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통 해당 포트폴리오에 레버리지를 사용합니다. 2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한다면 채권에 180%, 주식에 20%를 할당합니다. 채권 강세장의 수급적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향후 시장은 다른 대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채권의 강세장이 지속될 수 있겠지만, 그 강도는 이전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드갭(주가지수의 기대수익률 - 채권수익률)을 통해 봐도 여전히 채권이 주식보다 고평가된 상황입니다. 최근 트럼프의 당선으로 부각되고 있는 재정정책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 수단으로, 채권시장에는 악재입니다.

 

4분기 들어 주식형ETF 자금 쏠림. 일드갭으로 보면 채권시장 고평가

(출처: 한화투자증권)

 

실제로 올해 10월부터 전세계 채권시장의 약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KIS채권지수 기준으로 국내 채권가격은 고점대비 약 2% 이상 하락했습니다. 최근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채권 비중을 높게 가져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채권을 담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아무 철학없이 국내 채권에 많은 익스포저를 두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향후 자산배분은 글로벌 자산배분이 필수

앞으로 국내투자자들은 해외 투자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4분기처럼 국내 채권/주식시장의 동반 약세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가장 좋은 투자처 중 하나는 바로 달러였습니다. 단순히 달러에만 자산배분 했어도 수익률 개선이 나타났을 것입니다. 이에 더해 미국주식에 투자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자산배분의 잘 알려진 원칙 중 하나는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도 달러 및 해외증시, 원자재는 좋은 분산투자 대상입니다. 국내 채권,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증시와 이머징증시의 디커플링(Decoupling)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2001 이후 주요 자산별 상관관계

 (출처: 두물머리)

 

자산배분은 투자 철학 경쟁으로 가야한다

사실 자산배분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매우 난이도 있는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적 자산배분 과정 중 하나는 향후 경제 전망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자산별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을 추정하고, 이를 근거로 적절한 수리적 모형을 선택해 자산배분을 결정합니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펀드의 경우는 자금의 성격이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위의 방법을 똑같이 채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 자본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시해야 하는 것은 투자 철학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메니저의 경력이나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좋았던 시점을 자세히 묘사한 홍보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핵심 투자철학을 보고 공감이 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 자산시장이 투자 철학이 비교되는 건전한 자산시장으로 성숙되기를 바래봅니다. 

김현준 Columnist
IBK 증권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토러스와 아이엠 투자증권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근무했습니다. 현재 자문사에서 파생상품 운용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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