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태빌리티 노트(Stability Note)"라는 낯선 유형의 ELS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상품은 개인고객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혹시 ELS를 꾸준히 투자하셨던 분들이라면 가끔 용어 정도는 들어봤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상품은 3~4년 전부터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꽤 선호하는 상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저금리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3% 내외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상품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 접하시는 분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스텝다운형 ELS보다 훨씬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하루 수익률이 중요합니다. 특정 기간 동안(예를 들어, 1년이나 6개월) 하루의 기초자산 등락률이 1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만기일에 제시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다만, 기초자산이 10% 이상 손실이 발생한다면, 그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극단적으로는 하룻동안 기초자산이 20% 이상 하락하게 된다면, 원금의 전액이 손실날 수 있습니다. 손실 시의 일반적인 구조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상품의 구조가 이해가 되셨나요? 언뜻 보기에는 원금전액 손실이 가능한 매우 위험한 상품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기관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선호할까요? 그리고 이 ELS의 이름도 스태빌리티 노트(안정화 채권)일까요?
그 이유는 역사적으로 개별종목이 아닌 주가지수가 하루에 10% 이상 하락한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1991년 이후 글로벌 주요 증시의 일별 등락률 중 하락폭이 가장 컸을 때를 순서대로 정리한 표입니다.
1991년 이후 글로벌 주요 증시의 일별 하락률을 보면, 미국과 유럽증시는 10% 이상 하락한 경우가 없고, Nikkei225가 2번, KOSPI200과 HSI지수가 3번 있었습니다. 1997년 동아시아 위기, 2000년 IT버블 붕괴, 911테러, 2008년 금융위기 등의 굵직한 위기 속에서도 이 ELS상품은 손실난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는 의미입니다. 더욱 의미있는 사실은 손실이 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원금의 상당 부분(약 80% 이상)은 보전됐다는 점입니다. 수익률 표를 보면 특히 미국과 유럽증시의 안정성이 돋보입니다. 만약 1991년 이후 이 두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태빌리티 노트에 가입했다면 단 한번도 손실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또 하나 염두해야 할 사실은 이 상품이 손실났던 시점은 주식시장에 진입하기 매우 좋았다는 점입니다. 아래의 기초자산별로 10% 이상 손실났던 시점을 표현한 챠트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현상의 이유는 하루에 10% 이상의 하락이 나타날 정도의 시장 충격은 강력한 정책 대응을 불러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양적완화(QE)라는 새로운 통화정책을, 2010년 일본대지진과 원전사태는 아베노믹스를 탄생시켰습니다. 자금 중 소규모를 이 상품에 투자한 후 이 상품에서 손실이 난다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품은 가끔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 공모로 나오거나 천만원 이상 가입이 가능한 사모상품 구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스태빌리티 노트의 주요 기초자산은 S&P500 또는 KOSPI200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담보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 감당해야 할 리스크 측면에서 이 상품은 매우 드문 충격의 리스크를 가져가는 안정적인 상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도 주식시장이 10% 이상 움직일 가능성이 없다고 보시는 투자자라면 좋은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