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 투자 리포트
  • 2016.08.01
50:50 의 투자전략을 써도 95%는 손실을 보는 이유
  • 천영록 CEO
  • 12
  • 2,360

 

어느 증권사의 강남권 계좌를 조사해보니 95%의 주식계좌가 손실 중이었다는 유명한 얘기가 있습니다.

주식 하다가 돈 잃었다는 사람이 주위에 대다수인 점을 생각해보면 얼추 맞는 것 같애요. 이러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뭐가 있을까요. 주식이 원래 어렵다. 어려워서 돈을 벌 수가 없다. 

 

내가 사기만 하면 95%의 확률로 빠지는 것 같다, 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혹자는 주식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다고도 합니다. 돈을 벌었을 때 챙기기 어렵고,

잃을 때 너무 허망하게 바닥에서 털었다 등. 주식에 대한 투자는 통상 약 60% 정도의 승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간에 따라 다르죠. 하루씩 갖고 있는지, 일주일씩 갖고 있는지, 혹은 1년씩 갖고 있는지, 10년씩 갖고 있는지에 따라 그 기간동안 매번 반복적으로 진입했다고 백테스트 해보면 결과가 꽤나 다릅니다.

 

예컨대 지난 200년 동안 매년 20년 기간의 주가지수에 투자했다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단 한번도 손실이 나지 않았습니다. 즉, 채권보다도 안전했다는 의미입니다. 아주 꾸준하게 6.8%의 수익률을 줬다고 하는군요. 앞으로도 이럴 것이란 얘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아저씨의 전설적인 저서 때문에 주식이 전반적으로 더 비싸져서 카산드라가 되게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단지 여러분이 장기투자를 했어야 되는데 단타만 쳤기 때문에 승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 것인가요?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99%의 현실에선 사실로 드러나는 '효율적 시장 가설' (뭔짓을 하던 결과는 똑같은 확률이란 가설)에 의하면 아침에 똥 마려울 때는 주식을 매수하고 오줌 부터 마려울 때는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규칙적으로만 하면 50:50 확률이라고 합니다. 왜냐면 반대로 오줌 마려울 때 주식을 매수하고 똥 부터 마려울 때는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결과가 같아야 하기 때문이죠.

 

침팬지가 다트를 던지건 돌 지난 아이가 주식을 고르건 매수를 하건 공매도를 하건 우주의 법칙은 효율성을 만들어서 시장에선 단순한 확률 게임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효율적 시장 가설은 좀 무책임하고 게으른 면이 있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당최 주식으로 돈이 벌리지 않던) 많은 이들이 환호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 이론이 퍼져나가는 중에도 전세계에 이 이론을 부정하는 수많은 뮤추얼 펀드 매니저가, 그 후에는 헷지펀드 매니저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어마어마한 자산증식의 기법이 존재함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이론을 부정하는 분들이 이 이론의 반증을 증명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다시 받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아직도 편리하다는 이유로 경영학과에 수업에 빠짐없이 등장하죠. 저의 조심스러운 생각으론, 소똥 같은 얘기입니다. (왠진 모르지만 미국에선 소똥 (bullshit) 을 '허황된 이야기'의 동의어로 쓰더군요.) 단타를 치건 컴퓨터로 주문을 반대로 내도록 만들건 어차피 결과가 잘 바뀌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95%의 손실율이 설명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설명이 되려는 기미조차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결론은 둘 중 하나입니다.

 

1. 사람이 인지적인 이유로 50%의 승률을

5%밖에 안된다고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거나,

 

2. 아니면 사람이 본능적인 이유로 50% 짜리 게임에

체계적으로 실패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전자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후자는 입증된 사실이죠. 승률이 50%인 바카라 게임에서 카지노 하우스가 벌어가는 수익이 엄청나니깐요. 당최... 반복하면 승부가 나지 않는 게임에서 어떻게 하면 반복해서 돈을 벌까요 (잃을까요). 트레이더들은 이것을 '머니 매니지먼트'라 부르며 수익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성공한 트레이더 혹은 성공한 전문 도박가를 보면 자신에게 유리한 '최대 손실폭'과 '최대 수익폭'의

'균형' 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균형'은 수많은 변수에 의해 결정되지요. 승률은 물론이고, 일정 이상의 손실이 나는 빈도, 손실이 났을 때 최대 손실의 빈도, 수익이나 손실이 날 때의 환경의 특이사항, 중도에 손실을 관리했을 때 승률의 변화 양상, 중도에 수익을 관리했을 때 승률의 변화 양상,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균형'이 자신에게 맞는지 입니다.

 

이 '균형'이 조금만 맞지 않는다 해도  거짓말처럼 손실 가능성이 95%가 되어 버립니다. 

 

바카라 게임업체는 그 균형점을 방해하는 것을  수익의 근거이자 목표로 하고 있지요. 어설픈 손님은 손실이 날 땐 현금 인출기에서 끝없이 돈을 빼다가 끝없이 '노름'하게 되지만, 돈을 딸 때는 그만큼 금액을 베팅할 수 없는 구체적인 룰, 시스템을 만들어놨습니다. 아주 간단하죠.

 

하한을 컨트롤할 수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 놓고, 상한은 카지노에서 컨트롤 해버리면, 95% 이상의 사람들은 균형점을 잃고 어마어마하게 돈을 잃고 가게 되어있는 것입니다.

 

헬리콥터 조종을 해본 적은 없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헬리콥터가 올라갈 가능성은 50%, 내려갈 가능성은 50% 입니다. 무작위로 조종해도 말이죠.

 

그런데 조금만 왼쪽으로 틀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균형을 잃어버리고, 그 균형을 조정하는 방법을 모르니 균형을 회복하지 못한채 사방으로 돌다가 추락합니다. 50:50의 승률처럼 보이지만, 초심자에겐 100% 추락으로 끝나고 맙니다. (궁금하면 한번 해보세요-시뮬레이션으로)

 

수많은 축들의 변수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들이 어떤 템포를 가지고 조정되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조종기를 왼쪽으로 틀면 헬리콥터가 바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갑갑한 마음에 더 왼쪽으로 틉니다. 균형을 잃었을 때 다시 오른쪽으로 틀면 한참 후에 생각보다 훨씬 오른쪽으로 틀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이 '균형'을 이해못하는 사람에겐, 50:50 의 확률이 확실한 패시브 투자가 제격입니다. (실제론 앞서 말씀드린 대로 60% 가까이 됩니다) 선무당은 조금만 손을 대도 가차없이 추락하니깐요. 그리고 장기투자가 좋습니다. 장기투자 자체도 좋지만, 장기투자를 빙자해서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승률을 무려 5%에서 50%까지 10배로 높여주는 것입니다. 재밌죠? 

 

저는 이 현상이 무척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슬펐습니다) 여러분은 쉽사리 이 5% 안에 들 수 없습니다. 들 필요도 없구요. 누군가에게 맡기면 되니깐요. 바로 전문적인 투자자문인에게 맡기면 되죠. 

 

그렇다면 투자자문인에게 돈을 맡길 때, 이 투자자문인들이 투자의 세계에서 상위 5%의 인류라는 걸 어떻게 검증할까요? 

 

하아... 검증할 수 없습니다. 대학교 나와서 공채로 들어와 직장생활한 사람들이 그런 시장의 균형점을 전부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능했다면 본인들 자산이 엄청나게 많아졌겠죠. 그 95% 손실을 일으킨 매매를 유발 시켜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 말고,  본인 자산의 증식 말입니다.

 

더욱이 가장 큰 문제는,  본인 스스로는 그것을 이해했다손 쳐도, 고객에게 '맞는' 균형점을 찾아줄 체계적인 장치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펀드가 장기적으로 수익이 나고 있는데 (안 나고 있는 펀드도 많지만) 왜 돈버는 사람은 없을까요. 망가진 균형점을 가지고 돈을 굴렸기 때문입니다. 바카라 게임처럼 말입니다.

 

펀드가 몇년만에 폭등을 했을 때 돈을 투자하고, 이후에 수년간 조정 당할 때 고통받다가 결국엔 포기하고만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나요. 이는 펀드 매니저의 잘못이 아닙니다.  매니저는 그러한 방식으로 시장이 몇년에 한번 때를 맞아 폭등할 때 기존 투자자들이 반드시 돈을 벌도록 만드는데에 집중합니다.

 

반대로 조정 당할 때는 기존 투자자들은 대부분 손실을 보는게 정상이지요. 펀드 매니저가 임의로 이런 시장을 예측해서 머니 매니지먼트를 한다면... 빛의 속도로 짤립니다.

 

그러나 역시 머니 매니지먼트 없이 부자된 사람은 없습니다.

 

남들 다하는 상품으로 부자가 되긴 쉽지 않습니다. 뻔하게 손실나는 95%의 경우를 피하는 머니 매니지먼트를 이해해야만 됩니다. 설사 누군가에게 맡긴다 하더라도, 나에게 맞는 균형점이 있는지,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손실은 어느 정도이며, 그러한 손실이 나는 시나리오는 어떤 것인지. 손실이 난다면 언제 어떻게 왜 조정할 것이며, 그럼으로써 균형점을 어떻게 변화시켜나갈 것인지를 자문역에게 소통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것들은 전부, 공학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천영록 CEO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와 키움증권, KTB 투자증권 등 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투자의 묘미를 느꼈습니다. 투자기법들이 사회에 혜택을 줄 수는 없을지 고민하다 기술 발전과 스타트업 정신에 뜻을 품고 두물머리를 창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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