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 투자 리포트
  • 2016.07.18
"헬리콥터 머니"란 무엇인가?
  • 김현준 Columnist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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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머니란?

 

'헬리콥터 머니'는 중앙은행이 정부가 재정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돈을 찍어서 무상으로 주는 정책을 말합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나 용어는 다르지만 '헬리콥터 머니'의 본질은 이것입니다. 기존의 양적완화(QE)와 다른 점은 무상으로 정부에게 돈을 주기 때문에 정부 부채가 늘어나지 않아도 재정 부양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버냉키는 지난 4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연준은 어떤 정책들이 남아 있나?(What tools does the Fed have left?)"라는 제목으로 제로금리 상황 하에서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3가지 정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중 최후의 보루라고 칭한 정책이 바로 최근 언급되고 있는 '헬리콥터 머니'입니다. 버냉키는 '헬리콥터 머니'를 통화재원 재정 프로그램(Money-Financed fiscal program, MFFP)이라고 고급스럽게 칭합니다만,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짐바브웨의 재정 확대정책과 정확히 같은 메카니즘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선진국은 신뢰도가 높은 반면 짐바브웨는 신뢰도가 낮다는 점과 정부의 무한한 재정확대 욕구를 통제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 등입니다.

 

 

(출처: Steve Jurvetson)

 

이 정책이 궁극적으로 성공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크게는 1)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없을 가능성 2) 인플레이션 유발 실패시 추가 통화정책 부재의 위험들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의가 활발한 상황입니다. 버냉키를 비롯한 서구의 경제학자들은 1) 기존의 통화시스템과 조화를 이루면서 2)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는 실행 방법들을 이론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헬리콥터 머니', 왜 지금인가?

 

하반기에는 '헬리콥터 머니'라는 용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할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참의원선거에서 크게 승리한 아베정부의 연립여당이 이 실험적인 정책을 구체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버냉키 전 연준의장이 일본에 방문해 경제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음주 28~29일 예정된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에서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실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하반기 자산시장은 일본의 급진적인 통화정책 추진 가능성을 중요한 이슈로 다룰 것입니다.

 

 

(출처: Zerohedge)

 

아베정부의 숙원은 평화헌법 개정입니다. 하지만 최근 참의원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지난 11일 Japantimes에서 참의원선거 투표 대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평화헌법 개정 반대 응답은 36.0%로 찬성 응답 29.6%를 앞질렀습니다. 아베정부는 아베노믹스로 표현되는 경기부양을 통해 평화헌법 개정의 반대 여론을 넘어서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렸던 G7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글로벌 재정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출처: WSJ

 

하지만 아베정부의 정책 수단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대규모 양적완화로 일본중앙은행의 자산 규모는 GDP대비 약 85%로 미국이나 유럽의 2~3배 수준이고, GDP대비 정부부채도 약 230%로 전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습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여력이 상당 부분 소진된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수단이 아마도 '헬리콥터 머니'입니다. 

 

 

(출처: Trading Economics)

 
일본의 '헬리콥터 머니'가 현실화 된다면?

 

전후 한번도 실행된 적이 없던 '헬리콥터 머니'가 현실화된다면 자산시장의 움직임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정부에 대한 신뢰와 정책의 디테일, 인플레이션 기대 정도 등에 따라 주식시장과 환율시장, 채권시장이 큰 변동성을 나타낼 것입니다. '헬리콥터 머니'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거대한 통화정책 실험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가 경기 침체시 이와 유사한 정책을 진지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언론에서는 비교적 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 같지만, '헬리콥터 머니'는 하반기 매우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글로벌 이슈 중 하나입니다. ELS리서치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의적절하게 관련 내용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김현준 Columnist
IBK 증권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토러스와 아이엠 투자증권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근무했습니다. 현재 자문사에서 파생상품 운용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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